1년 전 드론을 접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도 모르고, 또한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우선 그대로 망가지더라도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좀 연습을 한 후에 본격적인 제품을 사보자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토이 드론을 하나 구입해서 며칠 가지고 놀다가, 예상대로 여기저기 부딪히기도 하고, 너무 조잡하다는 생각과, 막상 어느 정도 조종을 할 줄 알게 되니 다소 시들해졌기에 친구에게 주어버렸다. 친구 역시 드론에 관심은 있었으나, 어찌할지를 몰라 하던 차였기에 우선 이것으로 여기저기 부딪혀보고 구입하라는 취지였다.
그러고 나서 1년이 지나 다시 드론을 구입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딱히 드론을 어디다 사용하겠다 하는 것도 아직 없는 상태이고, 집주변에서는 날리기도 어려운 터라, 우선 지난해에 구입한 것보다 조금 더 나은 것을 구해서 경험치를 늘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직구 사이트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나의 필요에 맞으면서도, 가격이 높지 않아 아직 경험치가 부족한 나에겐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광고에 나온 스펙은 꽤 괜찮은 마음에 드는 드론을 찾았다. 더구나 장애물 회피 센서도 있고, ESC Camera라고 표기되어 있기까지 했다. 그런데 가격은 불과 3-4만원 수준이었다.
광고된 스펙은 대단한 것이었는데, 판매량 역시 엄청 많아서 괜찮아 보이는 제품이었다.
한편으로는, 토이 드론의 카메라는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으나, 그래도 광고 내용은 약간은 마음에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기도 했다.
적어도 광고로는 카메라가 꽤 좋아 보였다. 그리고 조종간에서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게시된 다른 광고 항목들도 좋아 보였다.
주문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제품이 도착했다.
말끔한 종비 박스 포장이었고, 박스에 별다른 제품 표기는 없었다.
종이박스 내부에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천으로 만든 깔끔한 검은색 가방이 있었고,
이 가방 속에는 조종기와 본체가 잘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품의 모습은 광고사진과 비슷해보이는데, 제품에서 느껴지는 만듬새의 느낌이 광고사진과는 많이 달랐다. 광고사진은 고급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는데, 실물은 그렇지는 않았다.
드론을 꺼내어 무게를 재어보니 약 113g이었다(배터리 포함)
그런데 드론을 살펴보면서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모듈 부분의 한쪽이 조금 벌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 부분에는 나사도 누락되어 있었다.
카메라의 모습도 광고사진과 일치하는듯하면서도 무엇인가 조금 다른듯한 느낌도 들었다.
자세히 보니 렌즈 부분이 광고사진과 많이 달랐다. 광고사진에서는 커다란 렌즈가 2개 있었는데, 실물은 한쪽만 렌즈가 있는듯했고 그나마도 렌즈의 크기가 매우 작았다. 나머지 한쪽은 렌즈가 진짜 있는지조차 불확실해 보였다.
조종간에서 카메라의 방향을 바꾸어보려고 했는데, 삑삑 소리만 나고 카메라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많이 찝찝하다.
여하간 일단 드론을 실내에서 날려보았는데, 비행상태는 만족스러웠다.
1년 전에 구입했던 토이 드론에 비해 월등히 비행이 안정되었고, 호버링 상태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약간씩 좌우로 흐르는 감이 있기는 했으나 미세조정을 해주면 거의 일정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장애물 센서도 섬세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벽에 한번 부딪히지 않고 잘 조정할 수 있었다. 실외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좁은 범위의 실내공간에서 드론으로 비행연습을 해본것은 퍽 괜찮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사진 촬영을 위한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하고, 휴대폰 화면에서 카메라로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그저 까만 화면만 나왔다.
비디오도 촬영해 보았는데, 비디오가 촬영되었다고 파일이 만들어졌으나, 정작 내용을 시커먼 아무것도 없는 화면이었다.
카메라가 불량이었다.
아무런 사진도 얻을수 없었고, 카메라에 불빛을 비춰보아도 매우 뿌옇게 밝아지는 듯한 정도의 화면만 나타날뿐 전혀 이미지를 얻을수 없었다. 카메라 모듈의 문제인지, 아니면 조립의 문제인지 알수 없었으나, 카메라 불량만은 확실했다. 정상적인 제품과의 교환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게 해외 직구로 구입한게 문제였다. 제품반송의 비용이 때로는 제품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많기 떄문이다. 일단 구매한 사이트에서 먼저 판매자에게 문제를 알리고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했지만, 문제를 처리해 줄 테니 먼저 수령 확인(우리나라의 구매확정 같은)을 하라는 회신이 왔다. 이해가 가지 않는 회신이었다.
예전 경험을 토대로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구매 사이트 고객센터에 교환 또는 환불 요청을 했더니, 구입대금의 20%를 환불해 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난 그저 정상적인 제품을 받고 싶었던 것이니, 단순히 정상적인 제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다음에는 60%쯤을 부분 환불하는 것으로 합의하자는 중재 제안이 왔다. 그런데 그것을 환불받아서는 이 제품을 다시 살 수는 없는 터라 거절했는데, 판매자도 이 중재안을 거절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루-이틀 후에 보니 이 사안이 종료된 것으로 되어 있고, 합의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금액만 부분 환불 처리가 되었다. 좀 많이 황당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더 이상 고객센터와 씨름하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그 수준에서 종결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카메라가 안되는 토이 드론을 구입한 셈이 되었다.
이제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