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코로나 기간 중에 맥북에어 M1을 구입했었다. 수십 년간 IBM 계열의 PC를 사용해 왔지만, 늘 맥북이 매력적으로 보였고 사용해 보고 싶었고, 애플 계열 PC에서 제공되는 독특한 프로그램들을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인 1992년쯤 매킨토시를 잠시 구입해 사용했었다. 당시는 일반적인 PC들은 DOS로 운영되던 때였고, 매킨토시 PC는 색다르게 윈도 환경이어서 매우 신기하게 보였었다. 나 역시 환상적인 화면에 푹 빠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매킨 토시용으로 당시에 유명했던 프로그램들이 주로 그래픽 관련이어서, 단순 계산이나 문서 작성이 위주였던 당시 내 업무와 별 연관성이 없었던 점과, 내가 기대한 것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점, 그리고 자료 교환의 문제 등으로 인해 당시에도 그 매킨토시를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방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10-15년이 지난 후 아이팟과 아이패드를 구입할 일이 있었고, 수년간 사용했다. 당시에는 아이팟은 음악을 듣는 용도로만 사용하다 분실했고, 그리고 아이패드는 태블릿 용도로만 사용했던 터였다. 그 당시만 해도 생태계란 단어가 보편적이진 않을 때여서 그랬는지 사용에 별다른 불편은 없었고, 굳이 맥북과 연계하여 사용할 생각도 잘 느끼지 못하던 터였다.
다시 15년쯤이 지난 1-2년 전쯤 맥북을 다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맥북을 호기롭게 구입했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작은 좋았고, 맥북을 처음 켰을 때 그 웅장한 사운드는 마음 깊은 곳을 울리게 했다. 그리고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인쇄하는 것부터 하나씩 벽에 막히기 시작했었다. 물론 잠시 뒤 해결되기는 했었지만.. 사실 그런 초기 장벽을 해결하고 나니 일반적인 용도에 맥북을 사용하는데 불편은 없었다. 터치패드처럼 오히려 더 편한 점들도 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일반 PC의 터치패드들도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는데, 정작 업무는 계속 일반 PC로 사용하고, 맥북은 학습 용도로 정해 놓다 보니, 당초의 목적과 다르게 맥북에 손을 안대는 날들이 많아졌고, 맥북은 방 한편에 방치된 채 지나는 시간들이 많아져 버렸다. 그리고 결국 나는 더 이상 이것을 적극적으로 시간이나 비용을 들여 능동적으로 배우려는 시도를 포기하기로 했다.
익숙함과 일상적이란 것은 내겐 그렇게 높은 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 예뻤던 맥북은 또 다른 주인을 찾아 길을 떠났다. 마치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시도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PC를 처음 켤 때만 웅장한 스피커 소리가 들리곤 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보증기간이 끝나버렸음에도 아직 배터리 성능은 100%일만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비록 생명이 없는 기계이지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제대로 활용해 주지 못한 듯 해서.
그런데 참 웃긴것은 중고로 처분하기 위해 당근 마켓을 열어보니, 나처럼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들 나와 비슷한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