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마트나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 진입했을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일반 주차 구역은 이미 만차라 자리를 찾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몇 바퀴째 뱅뱅 돌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와 가장 가까운 명당자리에 위치한 파란색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장애인 주차구역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필수적인 배려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분들이 건물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건 선진 시민사회의 기본 덕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다 보면, 현실에서 마주하는 이 제도가 과연 효율적으로, 그리고 원래의 취지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순간이 온다. 남아도는 공간의 비효율성과 정작 필요한 곳에서의 부족함, 그리고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얌체족들까지. 오늘은 우리가 매일 마주치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장애인 주차구역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양심에만 맡기기엔 너무 먼 현실
두 번째 문제는 무자격 차량의 불법 주차다. 장애인 주차 표지가 없는 차량이 버젓이 파란색 라인 안에 주차되어 있는 광경을 목격할 때가 있다. "잠깐 물건만 싣고 올게요"라거나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엄연한 위반이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주차 가능 표지 없이 주차하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는 더 큰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현실적인 단속은 쉽지 않다. 넓은 주차장을 관리 요원이 24시간 감시할 수도 없고, 시민이 신고하려 해도 사진을 찍고 앱으로 접수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신고하려고 폰을 꺼내는 사이 차가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운전자의 시민의식과 양심에 호소하는 구조인데, 안타깝게도 양심에만 맡겨서는 질서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는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AI CCTV를 활용해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진입하면 경고 방송을 하거나 자동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시스템, 혹은 주차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입차 시부터 관리하는 방식 등이 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더 나은 주차 문화를 위한 제언
그렇다면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단순히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첫째, 앞서 언급했듯 시설물의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비율 적용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장애인 차량 입차 비율이 현저히 낮은 시설에 대해서는 의무 비율을 일부 조정해 주고, 대신 병원 등 필수 시설의 비율은 높이는 식의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단속 시스템의 현대화다. 인력 중심의 단속에서 벗어나 IoT 기술을 접목한 자동 단속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얌체 주차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표지 발급 및 사용 관리의 강화다. 현재의 종이 표지 대신 위조가 불가능하고 실시간 조회가 가능한 전자 태그나 스마트 카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보호자 운전 시 장애인 미동승 주차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이에 대한 주기적인 단속을 통해 경각심을 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