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10년 넘게 즐겨가는 성남 이배재 고개의 금촌 농장 오리 식당

소박하지만, 10년 넘게 즐겨가는 성남 이배재 고개의  금촌 농장 오리 식당

세상에는 비싸고 화려한 식당들도 많고, 그들은 그 나름대로 다양한 맛과 만족을 준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소박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비싸고 화려한 식당들에 못지많게 맛있고, 비싸지 않으면서도 음식이 만족스러운 식당들도 많이 있다. 동네의 소박한 식당이며, 요리의 종류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그러한 곳들에서 주는 맛과 행복은 비싸고 화려한 식당에 못지않다. 더더욱 가격 또한 착한 경우가 많다.

이런곳들은 자연스레 오랜기간동안 반복해서 방문하게 되곤 한다.

(많은 경우에 중간에 주인이 바뀌면서 맛이 달라지거나, 가격이 급하게 오르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내게도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반복해서 방문하는 식당이 한 곳 있다.

바로 경기도 광주에서, 성남 지역으로 이어주는 고갯길인 이배재 고개에 있는 금촌 오리 고깃집이다.

내가 이곳을 알게 된 것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12~15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에 어머니 소개로 가게 된 곳이었는데, 내가 사는 곳에서는 가깝지 않아서 자주 갈 수는 없지만 어쩌다 한 번씩, 그렇지만 지난 10여 년간 반복해서 방문하고 있는 곳이다. 참고로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장소에서 약 30~3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식당 입구엔 차량을 10여 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그렇게 크지 않은 식당이다.

겉에서 보기엔 다소 소박해 보이기까지 한 곳이다.

이 식당은 철판에, 오리고기를 크게 로스구이, 또는 훈제오리, 그리고 양념 오리 3가지로 만들어 판매하는 곳인데, 각각을 주문하거나, 모둠의 형태로 주문할 수도 있다.

가족들은 양념 오리를 제일 좋아하는 편이고, 또한 1마리도 양이 넉넉하기에, 우리는 주로 양념 오리를 1마리 주문해 먹지만, 때로는 모둠 오리를 주문해 로스구이–>훈제오리–>양념 오리의 순서로 먹는 것도 꽤 만족도가 높았다.

통상 1마리를 주문하면 이렇게 불판에 얹어주시는데,

그러고도 얼마간 더 남아서 한 번 더 구워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 1마리 분량으로 제공된다.

어느 정도 익으면 양념 오리 위에, 부추와 깻잎 같은 야채를 얼마간 얹어주신다. 매운맛도 줄이고, 채소와 곁들여 맛을 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물론 조리된 오리를 싸 먹을 수 있도록, 쌈 채소와 무 절임 같은 것이 별도로 함께 제공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양배추 샐러드와

간단한 채소 무침이 함께 제공된다.

잘 조리된 양념 오리를 먹다 보면, 한없이 입안이 행복해진다.

살짝 매콤한 정도라 먹기에 부담이 없고, 각종 야채가 함께 있어서 느끼하게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양념 오리를 먹은 후, 통상 약간의 볶음밥을 추가로 주문해 먹는데, 늘 그렇듯 볶음밥은 참 맛있기도 하지만, 이곳의 볶음밥은 조금 기름이 많다는 느낌이 들고, 그만큼 좀 더 고소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이곳의 가격은 다음과 같다.

오랫동안 이곳을 반복해 다니면서 이곳이 비싸다고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얼마 전 즐겨가던 또 다른 훈제오리 식당의 가격이 6만원 선으로 오른점을 고려하면 이곳의 가격은 약 20% 정도는 저렴해서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정도이다.

음식에 대해서 퍽이나 까다로운 아내에게 왜 우리가 이곳에 반복해서 방문하게 되는지, 그리고 먼 곳의 식당 방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내에게 왜 이곳은 먼 거리임에도 싫다고 하지 않는지를 물어보았다. 아내는 이곳의 오리요리(특히 양념)는 오리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그래서 좋다고 한다.

나에겐 부담스럽지는 않을 정도의 가격과, 넉넉한 양과, 적당히 매콤한 맛, 그리고 늘 그곳에서 동일하게 손님을 맞아주는 주인 내외의 변함없는 모습이 좋다.

이곳이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이곳에 그대로 있어주길 바라 본다.

2024년 1월 Update

최근 나이가 많으셔서 두분끼리는 이 식당을 방문하기가 어려우셨던 부모님들을 모시고, 이 식당에 다시 함께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예전에 어머니가 이 식당을 많이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었던 생각이 났기에, 부모님 집으로부터도 좀 거리가 있었지만, 다소 무리를 해서 방문했었다. 부모님들은 예전 어딘가 여행을 다녀오던 길에, 또는 특별히 외식을 하고 싶을때 이 식당에 오시곤 하셨었다.

이번 방문시에는 훈제오리를 주문했다.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드신 어머니가 매콤한 양념오니를 다소 불편해하시기도 하고, 90이 되신 아버지 역시 훈제오리를 특별히 더 좋아하신 때문이었다.

이곳의 훈제오리는 다음과 같은 쟁반에 가득한 양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나오는데,

1마리를 주문하면 다음과 같은 정도로 3번 정도 반복해 익혀 먹을수 있을 정도여서,

성인 3명이 충분히 먹을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연세가 90이신 아버지가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드셨고, 볶음밥도 조금 먹자고 하신다.

연로하신 아버지가 모처럼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양임에도 맛있게, 그리고 잘 드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흐믓하다.

어머니는 자신이 이 식당을 방문한것도 “거반 10년이 넘었을것”이라고 하시면서 옛날 생각을 떠올리시는 듯 하다.

이배재 고개길의 잘 알려지지 않지만, 항상 거기있고, 맛있고, 가격도 착한 노포 식당이 오래 건승하길 바래본다.

부모님의 추억과, 나의 추억이 묻어져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