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더워지는 계절인데 마침 아내가 집을 비워서, 혼자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데,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으레 남자가 혼자 있을 때 그러하듯이, 부엌 장에서 라면을 하나 꺼내어 끌이려다가, 문득 함께 있는 비빔면에 눈길이 갔다. 아 그렇지… 여름이니 비빔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고명으로 얹어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문득 냉장고에 있는 참외가 생각이 났다.
참외는 일반적으로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참외 자체가 달콤한 맛을 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설탕이나 다른 과일과는 전혀 다른 향긋한 강렬함을 느끼게 하는 매력의 과일(채소)이다. 예전 아내가 참외로 장아찌를 만들어주었을 때 무척이나 환상적으로 달콤해서 놀란 적이 있었는데, 문득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참외를 비빔면에 넣어보기로 했다.
마침 냉장고에는 미리 여러 개 삶아 보관해둔 달걀도 있던 참이었다.
삶은 달걀을 하나 접시에 올리고,
참외를 하나 깎아서 준비해둔다. 당연히 투박한 남자의 손으로는 참외조차 잘 깎을 수 없기에, 일반적인 부엌용 주방 칼 대신, 감자 껍질을 벗기는 데 사용하는 감자칼로 참외의 껍질을 벗겨내준다. 그런대로 주방 칼을 사용할 때보다 쉽고, 나름 보기 좋게 준비되었다..
면을 삶은 후,
그릇에 면을 넣고, 달걀, 그리고 참외 반개를 잘라 함께 넣어주었다.
그리고, 채 썰어져 있던 오이지도 함께 넣어준다.
여기에 포장에 함께 들어있던 김가루와 비빔장을 더하는 것으로 참외 비빔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든 참외 비빔면을 맛보았다.
무엇보다 면발과 함께 씹히는 참외의 아삭거림이 봄 참외의 향긋함과 함께 입안에 가득해진다.
6월에만 맛볼 수 있는 초여름의 별미인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