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7-8년 전부터 양산에 주기적으로 갈 일이 있었다. 수입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를 부산/울산 지역에서 찾던 중에, 통관을 담당해 주시던 업체에서 양산에 있는 창고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로, 해당 창고에 물품도 보관했고, 물품을 재포장하는 작업도 하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런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져, 이제는 보관 중인 물품이 대폭 줄었지만 현재까지도 그 창고를 이용하고 있다. 이런 때문에 주기적으로 양산을 방문하곤 해 왔다.
그런데 양산을 방문할 때마다, 식사를 하기 위해 들리는 식당이 있다. 바로 양산 시내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곰탕집이다. 전문적인 식당이라기보다는 마치 가정집을 헐어서 만든 형태의 구조를 가지는 곳인데, 이름이 특이하다. 바로 장모님 곰탕이다. 주인장은 좀 나이가 많이 드신, 나이 든 아저씨 같은 분이 손님을 맞는다. 처음 갔을 때는 아저씨 나이가 60대에서 70대 초반 정도로 보였는데, 최근에는 자주 뵙기가 어렵다.
이 식당의 이름은 아마도 이 아저씨의 장모님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식당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참으로 우연이었다.
당시 창고에서 물건을 재포장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일을 도와줄 조력자와 함께 양산에 갔다가, 저녁 늦게 식사를 할 곳을 찾다가 이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런 인연으로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양산을 방문할 때면 적어도 한 끼는 이 집에서 식사하는 게 보편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장모의 사랑이나 배려를 거의 받지 못했던 개인적 경험 때문에, 장모님 식당이란 것이 더 정겹게, 혹은 누려보고 싶은 장소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음식은 깔끔하고, 곰탕의 품질은 내가 평소 서울 지역 식당에서 먹던 것 이상이라, 나로서는 이곳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 대개의 경우 곰탕이나 도가니탕을 먹는데, 간혹 이 집의 특별 메뉴라고 하는 보탕이란 것을 먹기도 한다. 다만, 처음 방문하는 경우라면 우고 탕은 익숙한 맛이 아닐 수도 있을듯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다른 식당과 달리 마치 일반 가정집의 작은 마당 같은 공간이 먼저 반겨준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화초들과 꽃들이 있는데, 그다지 볼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새로운 느낌을 주기는 한다.
일단 식당 건물에 들어서면, 이 식당이 가정집을 이리저리 확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문적인 식당의 느낌을 주지 않는 점.. 그 점이 이 신당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그 때문에 나는 식당의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약간은 툇마루 공간 같은 이 외부 공간에서의 식사가 더 좋게 느껴지곤 한다.
이 식당은 어느 때 가던지 나는 만족스러웠다.
아침 일찍 먹었던 조식도 퍽 좋은 경험이었고, 늦은 밤 양산에 도착해서 허기를 달래며 먹었던 야식으로도 좋았었다. 또한 이번에는 늦은 오후에 이른 저녁으로 방문했는데, 그 역시 좋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때는 아침식사였던 듯하다.
이 툇마루 공간 같은 곳에 앉아 가지런히 차려져 나오는 식사를, 정원에 뿌려지는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화초들을 창문 너머로 보면서 먹는 아침식사는 서울에서 맞는 조식과 분명히 다른 그 무엇인가가 있다.
식사는 그릇에 담긴 내용물만 조금씩 다를 뿐, 차려져 나오는 모습은 비슷하다.
주문한 탕에 곁들여 3-4가지의 반찬류들이 나오고, 풋고추와 양파가 쌈장과 함께 나온다.
풋고추마저 가지런히 정렬해 내 온 것 하며, 반찬류의 차림새가 깔끔해 보인다.
탕은 주문하기 나름이기는 하나, 대체로 건더기와 고기류가 퍽 많이 들어있다.
거의 다른 집의 두 배 수준은 될 것 같은 양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함께 왔던 친구는 몸집도 컸지만, 그만큼 일반인의 3-4배 정도 나 먹는 대식가였는데, 이곳 음식에 반해서 서울에 돌아온 이후에도 한동안은 만날 때마다 이곳 음식이 생각난다고 말하곤 했었다.
이 식당의 특징 중 하나는 탕에 넣어 먹을 수 있도록 3가지 내용물이 담긴 통도 함께 가져다주신다. 아마도 말린 마늘가루와, 들깨가루, 방아잎/들깻잎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사실 나도 정확하게는 이게 무엇인지 모른다.
그리고 탕 속에 있는 고기들을 찍어 먹도록 간장도 함께 나오는데, 그 모양에서 나름 정성껏 준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돌려 생각해 보면, 곰탕집이 다 비슷비슷한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분명히 식당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나이 든 주인아저씨가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