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찻집에 처음으로 가서 처음으로 차를 마셨던 것은 1997년의 어느 봄날이었던 것 같다. 벌써 26년쯤 전의 일이다. 사실 그보다 오래전에도 그 바로 앞의 한정식집을 가느라 그 앞을 지나치곤 했건만, 그 전에는 이 찻집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었다.
그렇게 처음 갔던 그 찻집이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 찻집은 작고 소박하지만, 다른 많은 세련된 찻집이 도저히 따라올수 없는 특이한 매력이 있다. 아마도 오래도록 쌓여온 시간 그 자체가 주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단지 그 당시 찻집 내부에 작은 자갈들로 바닥이 마무리 되어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이제는 나무 마루로 바뀐정도의 변화만 있을뿐.
이 찻집은 하남시에서 경기도 광주로 가는 국도 길목의 초입부인, 하남시가 끝나는 곳에 위치한 찻집이다. 판매하는 음료도 주로 직접 만들었다는 대추차나 쌍화차 같은 것을 주로 판매하며, 가격도 요즘은 7-8천원 정도 한다. 커피도 있기는 하지만, 커피는 이 집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또한 그 맛도 다른 커피샵들에 비해 많이 아쉽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 찻집은 아직 낡은 구닥다리 느낌이 날것 같은 다방 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이집에 가서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어렴풋하게 기억하기로는 이 찻집 건물은 실제 내가 경험했던 것보다 더 오래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찻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로서는, 국민학교 시절 같은반 친구였던 이 찻집 앞 식당의 아들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작은 개다리 소반에 둘이 앉아 점심을 대접받았던 일이 있었다. 아주 어렸던 그때 아들을 따라온 어린 친구에게 밥상을 차려 손님들처럼 차려주셨었는데, 그 당시 밥이 나로서는 처음 먹어보았던 조밥이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때도 이 찻집 건물을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이 찻집 앞은 유명한 한정식 집이다. 조선시대부터 말들을 타고 이동하던 사람들이 들려서 식사하곤 하던 집이라고 한다.)
그 당시에는 이곳이 마굿간 이었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실제 말을 보지는 못했던 듯했지만 소나 말에게 먹이를 주기 위한 큰 여물통이 한켠에 걸려있었던 듯한 아련한 기억이 난다.
처음 이 찻집에 친구와 같이와 다정한 마음을 나눈후, 나는 이집을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아주 작은 찻집. 테이블도 몇개 되지 않는데, 이제는 이곳에 손님들이 적지 않다.
나이든 손님도 많지만, 특이하게도 젊은 손님들도 꽤 많이 만나게 된다. 이 집에 앉아 차한잔 마시고 앉아 있으면 이런 저런 복잡한 것이 많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 신기하다.
이 찻집의 내부는 비록 깨끗하게 단장을 하긴 했으나, 예전 전통주택처럼 나무로 이어진 석까래 들이 드러나 있다. 아주 어릴때 집에서 보았던 그런 모양이다.
벽도 아마도 속은 흙일것 같지만 외부는 하얗게 마감이 되어 있다.
손님들 사이를 옛날에 사용되던 나무 문틀을 종이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한 소통과, 얼마간의 분리가 느껴진다.
천정의 전기배선은 정말 이집이 오래 된 집임을 보여준다. 낡음과, 평안은 동시에 준다.
과거 내가 어렸을적 말 먹이통이 있던 곳은 이렇게 유리창으로 변하여 밖을 보여준다.
이 집의 대표메뉴중 하나인 상화차나 또 다른 대표메뉴인 대추차 등을 주문하면 이렇게 볶은 견과류와 소량의 꿀이 함께 개인용 트레이에 담겨 나온다.
따뜻한 봄날,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여전히 나무는 푸르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편안하다.
이 찻집을 통해 나는 나의 젊었던 시절과, 나의 어렸을적 아련한 기억속으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가듯이 되돌아가는듯하다. 이 찻집이 오래 이곳에 이대로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