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나서면서 늘 그렇듯이 문 앞에 있는 구피 어항에 먹이를 주었다.

이 어항을 꾸미게 된것은 참으로 우연한 일이었다.
사무실 인근의 부동산에 갔다가, 구피 치어 몇 마리를 종이컵에 나누어 주었던 것을 별생각없이 가져온 후, 반년 정도의 시간을 지나면서 이렇게 꾸미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페트병에 잠깐 두어볼 요량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조금씩 공간을 넓히게 되었고,
그렇다고 유리로 된 어항을 작은 사무실에 두는 것은 무게 때문에 좀 부담스러워 대안을 찾다가 다이소에서 5천원에 구입한 큰 40L 리빙박스를 어항 용도로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온도계도 천원 정도면 구할수 있었다. 순환펌프는 처음에는 다이소에서 5천원에 구한 순환펌프를 사용했고, 나중에 집에서 예전에 사용하던 펌프(이터넷에서 7천~1만원정도)를 찾아서 사용하게 되었다.
예전에도 구피를 길러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제법 큰 유리 어항을 사용했던 터라, 플라스틱 박스를 어항으로 사용해도 될까 싶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투명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마련한 플라스틱 어항의 뚜껑을 덮어두고 한참을 지냈는데, 간혹 뚜껑을 열어 외부의 형광등 빛이 들어갈 때 어항 내부가 좀 더 밝게 보였다.
그래서 어항 내부를 밝힐 수 있는 조명 설치 방법을 고민했는데, 그러면서도 굵은 전깃줄 수가 많아지는 것은 싫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다이소에서 발견한 이천원짜리 등산용 조명을 배터리 방식으로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휴대폰 충전기 선에 연결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종이컵에 얻어왔던 10여 마리의 구피들이 어느새 반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2-3차례 바닥에 새끼들의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제법 그 수가 많아졌다.
이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
때로는 암컷과 수컷의 데이트 모습도 볼 수가 있다.
수컷 물고기가 암컷을 쫓아 다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한다는 노랫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물고기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자연의 계곡물속에 있는 물고기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구피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작은 소우주를 보는 느낌이다.
이리저리 비중 대며 헤엄치는 구피.
자신들의 삶을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리라 생각해 본다.
나의 구피 어항이 오래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얼떨결에 시작된 나의 작은 행복도 함께 한동안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또, 구피 어항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부담없는 마음으로 작게라도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