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사무실이 있는 미사 스카이폴리스내 새로운 구내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다.
개점 전에는 샐러드바라고 알려졌는데, 막상 개점을 하고 보니, “봄봄”이라는 한식뷔페였다.
처음에는 몰랐으나, 부천에 있던 식당이 하남시의 미사 스카이 폴리스 내 건물로 옮겨온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새로 개장한 식당이라 생기는 호기심과,
반찬의 가짓수가 대략 20여 가지 정도 된다는 광고에 끌려 개장날 이곳에 식사를 하러 갔었다.
그렇게 개장일에 이곳을 친구와 방문한 이후, 사무실에 출근해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거의 매일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곤 해왔다.
덕분에 매일매일의 점심은 조금씩 과식하는 경향이 있기도 했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작은 즐거움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 이 식당을 다니게 되었던 직접적인 이유를 들자면,
– 먼저 식당이 깔끔하다는 인상과 함께,
– 여러 가지 선택의 폭이 넓은 반찬류에 더해,
– 식권으로 구입하면, 할인 때문에, 훨씬 저렴해지기도 하는데, 식권을 카드로도 결재할 수도 있어, 사업자들은 비용처리 및 부가세 환급이 가능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이 가격으로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내 사무실 주변에서는 이곳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토요일에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이곳에 식사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대개의 경우, 지식산업센터 내의 식당들은 구내식당 성격이 강해서, 직원들이 쉬는 토요일에는 방문객들이 거의 없는 게 보통인데, 내가 방문했던 봄봄은 직원들의 휴무일인 토요일 오후, 그것도 2시가 넘은 시점이었음에도, 식당에 거의 빈자리가 없을 만큼 방문객들이 많았다. 방문객 중에는 어린아이들도 여럿 보였고, 노인들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젊은 분들도 엄청 많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곳이 구내식당이 아니라, 동네에서 유명한 한식뷔페 식당이란 것을.
단지, 사무실 건물 내에 있어서, 일반인들의 시간이 많지 않은 평일에 건물 내 인원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란 것을.
도대체, 이곳이 인기가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내가 나름대로 느꼈던 점을 되짚어보았다.
1. 먼저 식당 분위기다.
내가 방문해 본 무한리필 한식뷔페들은 대부분 음식의 양은 많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고, 유리창이 더럽거나, 게시물은 대략 손으로 갈려 쓰는 등 정성이 느껴지지 않거나, 정돈이 잘 안되는 느낌들이 강한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곳은 좀 달랐다.
고급스럽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깔끔함과 단정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샹들리에도 하나 설치되어 있고, 진열된 음식접시들 위로 호텔에서나 본 것 같은 물방울 형태의 조명들이 있었다. 벽면은 템퍼 보드로 장식되어 있고, 유리창들을 모두 깨끗하게 닦았으며(실제로 일일이 닦는 것을 보았다).
또한 유리창들이 열 수 있는 개방형 유리창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유리창에 커튼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실내에 불필요한 광고 게시물들이 없었고, 손으로 휘갈겨 쓴 안내문 같은 것도 없었다. 특이한 것은 이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되는 점이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단정함 같은 게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2. 언제나 빠지지 않는 채소류
내가 이곳을 꽤 여러 날 연속해서 방문하며 느꼈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샐러드 채소류였다.
이곳에서는 매일 3가지 샐러드 채소와, 2-3가지의 샐러드 곁들임 메뉴가 빠지지 않고 제공되었다.
먼저, 양상추가 제공되고 있었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았던 듯하다. 이 비싼 양상추 샐러드를 무한리필 식당에서 먹는다는 게 그저 신기했다. 다만, 소스류는 키위 소스 정도로 조금 단 편이다.
두 번째 채소는 꽃상추이다. 이것은 단 하루도 없는 날이 없었고, 싱싱했다. 소스로 쌈장이 곁들여져 나오는데, 이 채소를 샐러드처럼 먹는 경우도, 또는 고기류 반찬을 쌈 싸 먹는 용도로도 먹었던 듯하다.
또 하나의 샐러드 채소류는 채 썬 양배추이다.
이렇게 3가지의 채소에, 곁들임을 위해,
약간 단맛의 호박 샐러드와,
파스타 샐러드
그리고, 콘 샐러드가 있어서 원하는 대로 조합하여 샐러드를 만들 수 있는 게 내 눈에는 아주 큰 특징으로 보였다.
3. 소량 조리
이곳의 음식을 먹으면서, 집밥과 큰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곤 했었는데, 내가 찾았던 원인은 이곳의 조리방식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다 보면, 이곳의 직원들이 중간중간 음식을 채워 넣곤 하는데, 채우는 음식의 양이 많지 않아 보였다. 또한 이곳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데 사용하는 그릇의 크기 역시 다른 한식뷔페들에 비해 1/2~2/3 정도의 크기로, 일부 기본 밑반찬의 경우는 현저히 작아 보였다.
그리고, 식사 후 식기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들여다보게 되는 주방의 모습에서도, 주방 내 조리기구의 크기가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조금 큰 냄비나 조금 큰 팬 정도의 크기의 기구들뿐이며, 엄청나게 큰 대형 솥 같은 것은 아예 눈에 띄지를 않았다. 이곳의 음식을 조리하는 방식이 대량의 동시조 리보다는 필요한 대로 소량씩 조리하는 것 같아 보였다.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릇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과, 필요한 음식을 수시로 소량씩 조리해서 제공한다는 점이 다른 무한리필 구내식당과의 맛의 차이를 만드는 원인으로 보였다.
4. 기본 메뉴와, 선택의 조화
이곳 메뉴에는 위에서 언급한 샐러드 채소 외에, 매일매일의 음식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메뉴들이 있었다.
먼저 고기류가 하루에 1-2가지씩 제공되곤 했다.
주로, 제육볶음이나, 삼겹살볶음, 돼지갈비, 훈제오리 등이 번갈아 나오는데, 특히 훈제오리는 단독 요리로 판매해도 된다고 느껴질 만큼 만족스러웠고, 돼지갈비찜은 음식을 먹는 입장에서도 이렇게 장사해도 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밥이 3가지였다.
밥으로 기본적인 백미와 흑미밥 외에,
매일 볶음밥이 함께 나와서 백미 밥을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에 느끼는 심적 부담감을 조금 덜어주었다.
추억을 자극하는 메뉴들
왜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유독 잡채에 대한 집착이 있는데, 이 식당은 매일 잡채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소 생뚱맞다고 느껴지지만, 그 맛에 대한 추억만큼은 이견이 없는 짜장면이 볶음 짜장의 형태로 제공된다.
짜장면은 어릴 적 졸업식 같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먹던 음식이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더불어 이곳에서는 떡볶이도 보온밥솥에 어묵과 함께 제공된다.
엄청난 밧의 떡볶이는 아니지만, 사무실에서도 오후 시간에 간식으로 많이 먹곤 하던 음식이었던 게 생각난다.
등산 갈 때 먹곤 하던 도토리묵도 매일은 아니지만, 매우 빈번하게 메뉴로 접했다.
호텔 뷔페처럼 기본 밑반찬을 여러 가지 추가로 제공한다.
이곳은 특이하게 여러 가지 주류 반찬과 더불어, 집에서 늘 먹던 것 같은 소소한 밑반찬을 10여 가지 정도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제공한다. 주로 김치와 오징어젓갈, 채소무침, 나물류 등이다.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밥반찬하고 비슷해 보였던 것 같다. 다만, 멸치볶음이나 콩 자반은 보지 못했던 듯하다.
매일매일의 특별한 메뉴가 있었다.
매일매일 번갈아 나오는 고기 메뉴들과 다르게 가끔 한 번씩 나오는 특별한 메뉴들이 있었다.
이들을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렵고, 사진들을 찍어둔 것들도 아니지만, 대략 기억나는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코다리찜이나, 갈치 튀김 같은 생선류가 많았던 듯하다.
5. 구색 갖추기
이 식당의 한 귀퉁이에는 라면 조리대와, 빵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셀프 조리대가 있어서, 원하는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달ㄴ 음식들 때문에 굳이 이용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용이 가능하게 구색을 갖추어 두었다는 는 느낌이 든다.
6. 영업이 끝난 후
밤늦게 이 식당 앞을 지나 퇴근한 적이 있었다.
보통 무한리필 식당은 영업이 끝나면 모든 불이 꺼지고, 싸늘하거나 지저분한 게 일반적인데, 밤늦게 지나면서 본 이곳의 입구에는 꽃들이 담긴 커다란 화분과, 식당 이름이 네온사인으로 빛나고 있었다.
식당의 이름은 잊어버리더라도, 어두운 밤길에 예쁘게 모습을 보인 봄꽃은 쉽게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다.

